남구리틀야구단 선수 6명 뿐이지만 10년전엔 전국대회 우승
남구리틀야구단 선수 6명 뿐이지만 10년전엔 전국대회 우승 “오늘 선수 한 명이 수학여행을 가는 바람에….”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남구 백운포체육공원.
수십 명의 체육 동호인들이 각자의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가운데 ‘부산 남구’ 야구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2명 밖에 없었다.
이날 국제신문 취재진과 약속을 잡은 부산남구리틀야구단 장순재 감독은 “선수반 소속 학생이 원래 3명인데, 그 중 한 명이 수학여행을 갔다.
2명 밖에 없는데 (취재가) 괜찮겠느냐”며 머쓱해했다.
이 야구단에는 총 6명(선수·취미반 각 3명)의 선수가 소속돼 있다.
부산지역 14개 리틀야구단 중 최소 인원이다. 부산 남구 인구가 특별히 적은 것도 아니다.
코로나19 여파와 지역에 또 다른 유소년 야구단이 생겨 선수가 크게 줄었다.
장 감독은 “코로나 전까지 최대 80명의 선수가 있었다”며 “여러 이유로 규모가 줄었고, 현재는 인원이 부족해 영도구리틀야구단과 연합팀을 꾸려 훈련하고 시합에 나서고 있다.
팀 플레이 연습은 꿈도 못 꾼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장 감독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레전드’ 박정태 레인보우희망재단 이사장과 함께 2009년 야구단을 창단했다.
창단 4년 만에 ‘해동이기 전국리틀야구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도미노피자기 전국대회 우승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프로 선수도 배출했다
주성원(키움)과 천현재(키움) 등이 그 주인공이다. 구단 최초의 여성 멤버도 있었다.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야구 대표팀의 ‘원투 펀치’로 잘 알려진 박민성(20)이다.
대표팀은 최근 여자야구 아시안컵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여자야구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장 감독은 “(박)민성이를 2004년에 처음 만났는데,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외모가 남학생 같아서 함께 온 어머님께 슬쩍 물어보기도 했다”며 “별 기대 없이 테스트 겸 공을 한번 던져보라고 했는데 공 끝이 살아 있어 깜짝 놀랐다.
방망이도 웬만한 남학생보다 잘 쳐서 우리 팀의 클러치 히터로 단번에 올라섰다.
대표팀에서도 에이스라고 하던데, 잘 커줘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현재 팀의 주축 선수는 이민호(12)와 정현준(13)이다.
이민호는 투수로서 컨트롤이 좋고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
커브를 결정구로 쓰며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구위도 상당하다.
야수로서는 발이 빨라 수비 범위가 넓고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를 펼친다.
다만 힘이 약해 구속이 빠르지 않은 편이고, 장타 생산 능력도 좋지 않다.
정현준은 야구에 입문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팀의 에이스를 넘볼 정도로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몸의 탄력과 유연성이 좋아 구속이 빠르다. 또 또래에 비해 체격(176cm 72kg)이 좋아 클린업 트리오를 맡은 뒤 높은 OPS를 기록하고 있다.
정현준은 “할아버지 친구께서 덩치가 크다며 ‘야구를 해보는 게 어떠냐’고 권유하신 뒤로 운동을 시작했다.
꼭 프로 선수로 데뷔해 평소 존경하는 최정 선수를 만나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