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 홈런 시그니처 이승엽 감독도 느낀 위압감
노시환 홈런 시그니처 이승엽 감독도 느낀 위압감
노시환(23·한화)의 허리가 뒤로 젖혀지는 순간, 모두가 홈런을 직감한다.
타구에 힘을 싣기 위해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 동작이 ‘거포’ 노시환의 홈런 시그니처 포즈가 됐다.
지난 14일까지 홈런 27개로 이 부문 KBO리그 전체 1위를 질주 중인 노시환.
타고난 장사 체질로 힘이 워낙 좋지만 온힘을 다한 풀스윙이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오금이 저릴 만큼 위협적이다.
지난 주말 노시환을 막지 못하면서 연패를 당한 ‘적장’ 이승엽 두산 감독도 인정했다.
KBO리그에서 467개, 일본프로야구에서 159개로 한일 통산 626홈런을 기록한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홈런 레전드 이승엽 감독의 눈에도 노시환의 거포 자질은 남다르게 보였다.
이승엽 감독은 “20대 중반이라곤 보기 힘들 정도로 스윙이 성숙하다.
어이없는 볼에 스윙하지 않고 참을 줄 안다.
노리는 공이 오면 주저하지 않고 본인 스윙하는 모습이 굉장히 좋다”며 “밀어서 넘길 수 있는 스윙 궤도를 갖고 있다.
밀어서 치는 타구가 나오면 홈런을 많이 못 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노시환의 홈런 27개 중 좌월(7개), 좌중월(8개)로 당겨친 게 15개로 많지만 중월(3개), 우중월(3개), 우월(6개)로 밀어서 넘긴 것도 12개나 된다.
지난 12일 대전 두산전에서도 1회 곽빈의 1~2구 바깥쪽 낮게 향하는 슬라이더에 속지 않고 3구째 가운데 낮은 148km 직구를 걷어올려 우중간 담장 밖으로 넘겼다.
이승엽 감독이 3루 덕아웃에서 이 모습을 봤다.
강한 허리 회전에 이어 타구에 힘을 싣는 팔로스로우를 끝까지 하고 난 뒤 노시환의 상체가 뒤로 넘어간다.
허리가 젖혀지는 이 폼이 노시환의 시그니처 포즈로 팬들을 열광케 한다. 주로 밀어치는 홈런을 칠 때 나오는 동작이다.
노시환은 이에 대해 “일부러 하려고 하는 건 아니고,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나오는 동작이다.
타구에 조금 더 힘을 실으려고 하다 보니 본능적으로 허리가 뒤로 젖혀진다”며 “투수들은 기분 나쁠 수 있겠지만 팬분들께서 많이 좋아해주시더라.
시그니처 자세라고 하시는데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계속 잘해야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노시환의 홈런 포즈는 올해 하나 더 늘었다.
올 시즌 히팅 포인트를 앞당겨 좌측으로 당겨친 홈런이 늘었는데 몸쪽 공이나 낮은 공이 포인트 앞에 제대로 맞으면 타격 후 오른 무릎을 꿇곤 한다.
지난 5월4일 잠실 두산전 3호 홈런, 5월10일 대전 삼성전 6호 홈런, 8월9일 수원 KT전 25호 홈런이 그랬다.
밀고 당기는 홈런 모두 노시환만의 시그니처 폼이 있어 보는 맛이 있다. 팬들이 열광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노시환을 상대하는 입장에선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이승엽 감독도 “현역 때 저는 풀스윙하는 타자는 아니었다.
노시환은 정말 힘차게 풀스윙한다. 투수로선 맞으면 넘어가겠다는 불안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노시환에게 그런 위압감이 든다”고 존재감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