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휩쓰는 문동주 윤영철이 눈에 밟힌다
신인왕 휩쓰는 문동주 윤영철이 눈에 밟힌다
프로야구 한화 젊은피 문동주(20)는 올해 각종 신인상을 휩쓸고 있다.
지난달 KBO가 주최한 정규시즌 신인왕 수상을 시작으로 언론사가 주최하는 시상식에서 신인왕 2개를 받았다.
남아 있는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와 일구회 주최 시상식에서도 신인왕을 예약해놓은 상태다.
KBO 신인왕으로 뽑힌 뒤 “트로피가 생각보다 많이 무겁다.
무게를 잘 견뎌야겠다”며 스무 살답지 않은 깊이 있는 소감을 내놨던 문동주는 또 하나 더, 흔치 않은 신인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동주는 KBO 신인왕 트로피를 안고 무대 위에서 “같이 경쟁해준 윤영철 선수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당시 일본에서 마무리 훈련 중이던 윤영철(19·KIA)은 참석하지 않았다.
문동주는 전체 111표 중 85표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신인왕이 됐다. 윤영철은 15표를 받았다.
지난 4일 열린 조아제약 프로야구 시상식에서도 신인왕이 된 문동주는 다시 윤영철을 언급했다.
“윤영철 선수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은 다른 상을 수상하기 위해 윤영철도 참석해 있었다.
문동주는 2년차로, 엄밀히 말하면 ‘중고 신인’이다.
지난해 데뷔해 28.2이닝밖에 던지지 않아 신인왕 자격을 유지한 채 올해 큰 활약을 했다.
23경기에서 118.2이닝을 던지고 8승8패 평균자책 3.72를 기록했다.
반면 윤영철은 올해 고교를 졸업하고 데뷔한 ‘순수 신인’이다.
25경기에서 122.2이닝을 던져 8승7패 평균자책 4.04를 기록했다.
올해 고졸 신인 중 유일하게 개막부터 마지막까지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투수다.
양현종, 이의리와 함께 5선발로 활약한 윤영철이 있어 KIA는 국내 선발 로테이션 걱정은 하지 않고 시즌을 치를 수 있었다.
문동주는 올시즌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다.
개막 이후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했고 큰 지지를 얻어 수상했다. 윤영철도 대단한 활약을 했다.
문동주가 후보군에 없었다면 신인왕을 수상하고도 남을 만큼 ‘순수 신인’들 중에서는 압도적 활약을 했다.
못지않게 빼어났던 윤영철이 있었기에 경쟁을 이긴 문동주의 수상도 더욱 빛나고 있다.
그래서 문동주는 후배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멋지게 올시즌 경쟁해준 데 대한 고마움을 상을 받을 때마다 꼬박꼬박 전하고 있다.
아주 앳된 얼굴과 달리 윤영철은 대범한 성격을 가졌다.
시즌 초반 신인왕 경쟁에 대한 물음에 “신인왕도 좋지만, 못 받게 되더라도 괜찮다.
나는 나중에 더 큰 상(MVP)을 받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자신을 향한 문동주의 소감을 들은 윤영철은 “신인왕을 동주 형이 받을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나 역시 경쟁하면서 좀 더 힘을 낼 수 있었기 때문에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