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주 최하늘 트레이드 2년 후 승자는 명확해졌다
이학주 최하늘 트레이드 2년 후 승자는 명확해졌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4월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사이드암 최하늘에 관한 질문을 받자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어느 때보다 좋은 피칭을 보여주고 있는 최하늘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최하늘은 지난달 23일 정규시즌 개막 후 줄곧 1군에 머무르고 있다.
13경기에 나와 17⅔이닝, 1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2.04로 뛰어난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세부 지표도 훌륭하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79, 피안타율을 0.130에 불과하다.
4월 30일 두산전에서 1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공격적으로 타자와 승부하는 기질은 높은 평가를 받을만했다.
박진만 감독은 “시즌 초반 우리 외국인 투수들이 조금 흔들린 부분이 있었는데 최하늘, 김태훈이 불펜에서 뒷받침을 잘해줬다.
지금까지 계속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며 “이 두 선수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승패마진을 플러스로 만들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999년생인 최하늘은 2018년 신인 2차지명에서 7라운드 전체 6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커리어를 시작했다.
언더핸드 투수로는 드물게 190cm, 99kg의 건장한 체격을 갖춰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2020년 6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상무에서 일찌감치 군복무를 마쳐 미래가 더욱 기대됐다.
롯데는 최하늘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2020, 2021 시즌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을 포기한 뒤 외부 수혈을 통한 전력 강화를 노렸다.
삼성에서 이학주를 데려오기 위해 협상에 나선 끝에 최하늘과 2023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삼성은 2022년 KBO 1차지명에서 서울고 유격수 이재현을 지명, 내야진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태였다.
이학주의 팀 내 비중이 크지 않았던 상황에서 최하늘과 2023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얻어온 건 트레이드 당시부터 삼성이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많았다.
최하늘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2022 시즌 14경기 33⅔이닝 1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6.15로 경험을 쌓았다.
2023 시즌에는 선발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3경기 6⅓이닝 2패 평균자책점 19.89로 성장통을 겪었다.
하지만 최하늘은 2024 시즌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릴 기미를 조금씩 보이고 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던 게 우연이 아니었다는 걸 입증하는 중이다.
박진만 감독도 최하늘을 꾸준히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태다.
박진만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최하늘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확연하게 다르다”며 “2023 시즌은 선발투수로 몇 벛 나섰지만
직구 스피드가 떨어져서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 본인이 겨우내 준비를 잘하면서 구위가 많이 올라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최하늘 스스로도 자신감을 많이 찾은 것 같다. 육선엽도 최근에 1군에 올라왔지만 최하늘이 중간에서 롱릴리프 역할을 잘해줬고 앞으로도 역할을 맡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학주는 2022 시즌 롯데에서 91경기 타율 0.207(232타수 48안타) 3홈런 15타점 OPS 0.565, 2023 시즌 104경기 타율 0.209(110타수 23안타) 3홈런 13타점 OPS 0.596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이학주는 올 시즌을 2군에서 시작한 뒤 지난 3월 31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1군에 머물렀다.
16경기 타율 0.366(41타수 15안타)로 표면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4월 중순부터 타격감이 뚝 떨어지며 지난달 22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트레이드는 결과론이지만 2024 시즌 초반만 놓고 본다면 삼성의 승리로 기우는 모양새다.
최하늘뿐 아니라 삼성이 롯데로부터 받은 지명권으로 2023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지명한
우완 서현원이 향후 어떤 성장세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2년 전 트레이드가 삼성에게는 신의 한 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