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트 총출동해 만류 직원과 다섯번 싸웠던 감독
프런트 총출동해 만류 직원과 다섯번 싸웠던 감독
직원이 네번을 만류했지만 등번호를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고집을 꺾었다.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이 공식 취임했다. NC 구단은 10월 31일 창원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관에서 제 4대 이호준 감독 취임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호준 감독의 배번이 공개됐다. 바로 현역 시절 달았던 상징적인 번호 ’27번’이다.
이호준 감독은 취임 이후 등번호에 대해 묻는 질문에 “27번에 대한 운은 선수 시절에 다 쓴 것 같다.
이제 새로 번호를 달아보고 싶다”며 다른 번호를 요청했다.
보통 프로 구단 감독들은 현역 선수 시절에 쓰던 번호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보통 코칭스태프 배번이 70~80번대 이상에서 이뤄지기도 하고, 선수 때와 감독일 때의 차별화를 두고싶은 마음도 크다.
몇년전 한화 이글스가 팀의 레전드 출신들을 코칭스태프로 영입하면서, 현역 시절 등번호를 일괄적으로 단 것이 상당히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때문에 이호준 감독도 새롭게 출발을 하고싶어했다.
“담당하는 직원이 4번을 반려해서, 결국 5번 싸우고 의견을 관철시켰다”고 했지만, 팬들의 성화에는 항복했다.
취임식에서 27번이 새겨진 새 유니폼을 입은 이호준 감독은 “홍보팀, 마케팅팀 직원 전원이 다 오셨다.
노트북까지 들고오셔서 팬들이 구단에 보낸 메시지들을 보내주셨다. 90% 이상의 팬들이 27번을 달아달라고 부탁했다.
그걸 보고 결국 이게 팬들과의 첫번째 소통인 것 같아서 27번을 달게 됐다”면서 “팬들이 보내주신 많은 메시지 중에 ‘그냥 달라면 달아’라는 글이 가장 강렬했다”며 웃었다.
창단 초기. KBO리그 신생팀일 당시, 이미 탄탄한 커리어를 쌓고 합류한 베테랑 이호준이라는 존재는 NC팬들에게 든든한 기둥이었다.
이호준 감독도 “제가 처음 NC에 왔을때 맏형 같은 느낌을 많이 기억하시더라.
이번에도 선수들과 큰 형처럼 구단의 문화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많으신 것 같다.
의미가 좋아서 다시 27번을 달게 됐다”고 했다.
이호준 감독이 NC파크에 첫 출근한 지난 10월 24일.
야구장과 연결된 카페에서 아침부터 ’27번 이호준’의 저지를 들고 새 감독 부임을 환영하는 2명의 팬이 적지 않은 감동을 줬다.
이호준 감독은 “선수때 입었던 유니폼이라 놀랐다. 아직까지도 그 유니폼을 간직하고 계시고 환영해주셔서 감동을 받았다.
마케팅팀에서는 아마 72번이면 유니폼이 더 팔리지 않을까 했다가 아쉬울 것”이라고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NC는 취임식 하루전인 30일 박용근 코치 영입을 발표했다. 박용근 코치는 2군 작전-주루코치를 맡을 예정이다.
이호준 감독은 “내가 먼저 요청한게 아니라 대표님, 단장님이 영입하고 싶은 대상 1,2순위라고 하시길래 ‘한번 전화를 해보십시오’라고 했다.
저도 통화해서 ‘구단이 널 굉장히 원한다’고 이야기 했다. 2군 코치로 오겠나 싶었는데 ‘감독님만 믿고 가겠습니다’라고 하더라.
어제 30분 정도 대화했는데 NC 선수들의 주루, 수비에 대해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엄청나게 준비를 해왔더라.
왜 영입하고 싶어했던 코치인지 알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