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의 1루수 GG 배출 유력한 LG 오스틴
29년 만의 1루수 GG 배출 유력한 LG 오스틴
시즌 초반부터 팀의 ‘복덩이’로 주목을 받은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LG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면서 65승2무38패를 마크했다.
이날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오스틴은 2타수 1안타 1득점 2볼넷으로, 안타를 포함해 3출루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오스틴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4회말 1사 1루에서 롯데 선발 찰리 반즈의 3구 직구를 잡아당겨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1루주자 김현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볼카운트 0-2로 타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볼카운트였지만, 망설이지 않은 오스틴의 스윙이 장타로 연결됐다.
이후 2사 만루에서는 문성주의 안타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사실상 빅이닝의 시작과 끝을 오스틴이 책임진 셈이다.
염경엽 LG 감독도 “공격에서는 4회 첫 번째 찬스에서 오스틴과 문성주가
승리할 수 있는 타점들을 만들면서 전체적인 경기의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오스틴의 활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오스틴은 5월과 6월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지난달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리더니
8월 들어 60타수 24안타 타율 0.400 4홈런 11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같은 기간 2:1에 가까운 볼넷(11개)과 삼진(5개) 비율도 눈길을 끈다.
경기 후 오스틴은 최근 활약상에 대해 “내가 어떤 선수인지 알고, 또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고
운을 뗀 뒤 “미국에 있을 때 마이너 기록을 보다 보면 풀타임을 뛰는 해와 그렇지 않은 해가 있는데,
풀타임 시즌을 뛰어도 좋았던 해와 좋지 않은 해가 있다 보니까 좋지 않았던 시기에 배움을 통해서 좀 더 보강해 나가면서
더 나은 선수가 되려고 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상대 투수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는 오스틴은 “일단 통역을 칭찬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은
뒤 “시즌 초반에 처음 시도하긴 했는데, 올해부터는 투수들을 공부하면서 대응해 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통역에게 요청했다. 데이터가 많지 않다 보니까 공 하나 하나에 대한 구속이나 로케이션, 구종 등을 적어서 달라고 했다. 이
제는 시즌이 지나면서 데이터가 쌓였기 때문에 내가 바인더를 만들어서 매 경기마다 모든
투수별로 다 정리하고 있고, 그걸 보고 경기에 들어가는 게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스틴은 “선수로서 상대를 분석하는 건 스스로가 갖고 있는 숙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데이터를 보고 들어가는 건 답안지가 아닌 어디까지 참고서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꼭
이걸 봤다고 해서 결과를 낼 수 있는 게 아니라 타석에 들어갈 때 이런 걸 생각하고 들어가면 타석에서
도움이 많이 되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코 정답은 아니다. 최대한 그 자료를 참고해 팀에게 도움이 되고,
상대에게는 좀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오스틴의 활약과 함께 팀은 가을야구 그 이상을 바라본다. 가을야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은 그는
“마이너리그에선 몇 차례 뛰었고
메이저리그에서는 한 번 나간 적이 있으나 코로나19 시기라 관중도 없고
해서 재미가 없었다”며 “한국에서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건 지금까지 있었던 나의 포스트시즌과 비교했을
때 그 어느 때보다 다를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같이 경기를 이기고 싶다”고 얘기했다.
팀 성적과는 별개로 오스틴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기만 해도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것이
유력하다. 1994년 서용빈 이후 30년 가까이 LG에서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취재진으로부터 KBO리그의 골든글러브에 대한 내용을 들은 오스틴은 “일단 멋진 상일 것 같고, 상을
받으면 좋긴 하겠지만 나는 그 상을 받는 게 목표가 아니다”라며 “우리에게는 좀 더 원대한 목표가 있고,
꿈이 있기 때문에 그 목표를 먼저 확인하는 게 후선이다. 상을 받는 건 나중의 일이다”고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