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는 셀러 나올 수 없다···올시즌은 특히 그렇다
KBO리그는 셀러 나올 수 없다···올시즌은 특히 그렇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MLB)는 같은 프로리그지만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MLB는 7월을 기점으로 바이어(Buyer)와 셀러(Seller)가 명확히 구분된다. 시즌 전적을 바탕으로
우승 가능성이 있는 팀은 적극적으로 전력보강에 나서는 바이어가 된다. 반면 하위권에 자리한
구단은 셀러로서 즉시전력감 선수를 우승권 팀에 내주고 미래를 받는다.
FA(프리에이전트)를 앞둔 선수는 특히 그렇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발투수 루카스 지올리토는 소속팀이 하위권에 자리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트레이드 시장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화이트삭스 입장에서도 올시즌 후 FA가 되는 지올리토를 데리고
있는 것보다 지올리토를 비싸게 파는 게 낫다. 지올리토는 상위권 팀에서도 2선발 구실을 할 수 있는 투수로 평가받는다.
미국 현지 언론은 지올리토 트레이드 가능성을 100%로 본다. 지올리토는 과거 화이트삭스 프런트오피스와 연장 계약 테이블에
앉았지만 금액 차이만 확인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 화이트삭스는 지올리토에게 2024까지 4년 50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오퍼했다. 지올리토는 이를 수락하지 않은 바 있다.
리그는 반대다
트레이드 확률이 희박하다. 반환점이 지난 시점에서 팀이 최하위에 자리해도 쉽게 시장에 나오지 못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프런트 오피스를 지휘하는 단장 입장을 고려하면 답이 나온다.
핵심 선수를 우승권 팀에 내주고 유망주를 받는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면 즉시 단두대에 선다. 팬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단장 경질 릴레이는 기본. 화살은 단장을 넘어 구단, 구단을 넘어 모기업으로 향한다. KBO리그에서 단장은 감독만큼이나 파리 목숨이다. 통합우승을 달성해도 팀을 떠난다.
‘누구 좋으라고 트레이드 하나?’는 문장이 고스란히 성립된다. 즉시전력감을 내주고 유망주를 얻으면 후임자가 열매를 수확한다.
유망주들이 성장해 팀의 중심으로 올라서는 시기에 트레이드를 단행한 단장은 옷을 벗고 있을 확률이 높다.
게다가 올시즌은 이례적으로 대다수 팀이 포스트시즌을 바라본다. 10일 기준 9위 한화의 승률이
0.452. 2강 7중 1약 구도로 페넌트레이스가 흘러간다.
최하위 삼성 또한 지난주 예비 FA 김태군을 KIA로 보내고 KIA로부터 즉시전력감 내야수 류지혁을 받았다.
삼성이 셀러였다면 류지혁이 아닌 상위 라운드 신인 지명권, 혹은 유망주를 받았을 것이다. 아직 반전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젊은 내야진의 중심을 잡을 류지혁을 데려왔다.
미래를 내다볼 여유 따위는 없다. 나중에 후회할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다. 모두 내 코가 석 자다.
당장 결과를 내지 못하면 언제 어떻게 내쳐질지 모른다.
즉 LG와 KT의 선발투수 빅딜 또한 현재로서는 성사 가능성이 낮다. 5월 중순 승패 마진 마이너스
14까지 떨어졌던 KT는 6월 상승기류를 형성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린다. LG 차명석 단장도 지난 10일
“최근 트레이드와 관련해 대화를 나눈 적도, 논의가 진전된 것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