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준우승 그날 이의리 김주원 김휘집은 밤을 지샜다
APBC 준우승 그날 이의리 김주원 김휘집은 밤을 지샜다
“친구들이랑 늦게까지 야구 이야기 엄청 많이 했어요. 이번 대회서 느낀 것도 많고 지금보다 정말 더 많은 노력해야 한다고 다들 말했죠.”
일본전 홈런포로 타선의 물꼬를 튼 김휘집(21·키움 히어로즈)의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 후일담이다.
한국은 지난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일본에 연장 10회말 승부치기 끝에 3-4로
패해 APBC 두 대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그 경험은 절대 헛되지 않았다.
류중일(60)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대표팀은 20일 오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 대표팀은 전날 결승전 뒤 모든 행사와 인터뷰를 마치고 오후 11시에야 숙소에 도착했다.
하네다 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김휘집, 김동헌(19·키움) 등에 따르면 선수들은 시각이 너무 늦은 탓에 숙소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도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바로 잠자리에 든 선수들도 있었지만 김휘집, 김주원(21·NC 다이노스), 이의리(21·KIA 타이거즈) 등은
또래들끼리 한 방에 모여 이번 대회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밤을 지샜다.
김휘집은 “다들 이번 대회를 통해 느낀 것도 많고 정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 깨달았다”며
“타자를 예로 들면 일본 선수들은 어프로치 자체가 우리와 달랐다. 자신만의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최대한 스윙을 다 했다.
자신만의 어프로치가 있다 보니 자신감 있게 돌리더라. 그런 것이 타자로서 큰 도움이 됐고 투수는 볼 카운트가 몰리면 더 정교하게
배팅을 하는 걸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성장하자고 다짐했다.
KBO리그 인기를 위해서도 그렇고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도 그렇고 한국에 돌아가 열심히 준비해 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12시 25분 비행기 탑승을 위해 오전 9시에 숙소에서 출발한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관람한 후 귀국하기 위해 하네다
공항에 모인 한국팬들과 마주했다. 오전 11시쯤 출국 수속을 모두 마무리하고 50분간 공항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팬들의 사인과 사진 요청이 이어졌고 거절하는 법 없이 다 응대했다.
결승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맞은 투수 정해영(22·KIA)을 포함해 선수들의 표정은 모두 밝았다.
정해영은 “나 빼고 다 표정이 밝다”고 말문을 뗀 뒤 “사실은 농담이고 어제(19일)의 상황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괜찮다’고 다들 이야기해 줬다.
나도 그래서 지금은 괜찮아졌다”고 활짝 웃었다.
대표팀은 류중일 감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석인 이코노미석에서 일반인들과 섞여 귀국했다.
선수들의 체격에 비해 자리가 다소 좁았지만, 다들 “괜찮다, 어차피 2시간만 가면 된다”는 등 미소를 보였다.
이륙 후 대부분의 선수는 헤드셋을 끼고 잠을 청했고, 우연히 옆에 앉은 동료와 앉은 선수들은 이야기를 나눴다.
오후 3시쯤 비행기가 김포에 착륙하자마자 선수들은 잠시 웅성웅성댔다.
인터넷이 활성화되자 휴대전화에서 FA 안치홍(33)의 한화 이글스 이적 뉴스를 확인한 것.
그 소식을 기자에게 전해 들은 윤동희(20·롯데 자이언츠)는 “(안)치홍 선배님이 한화에요? 와….”라면서 놀라워했고,
입국 절차를 밟는 내내 선수들은 안치홍의 한화 이적 소식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대표팀 선수단은 각자 개인 짐과 장비를 카트에 담은 뒤 전국 각도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 과정에서 수하물이 너무 늦게 나와 “아직도 안 나왔어?”라며 기다림에 지친 선수도 있었다.
같은 롯데 소속이어도 경기도에 본가가 있는 손성빈(21)은 하루 휴식 후 부산으로 내려가기로 결정했고,
최준용(22)은 “서울에 남아봤자 할 것도 없고 짐이 너무 많아 여기(김포공항)서 바로 비행기 타고 부산에 간다”고 말했다.
김휘집, 오원석(22·SSG 랜더스)처럼 며칠 남지 않은 팀의 마무리 훈련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이들은 각각 고양과 인천에서 회복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