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결번 예정이었다 한화로 간 레전드 김강민 아쉬운 결말
영구결번 예정이었다 한화로 간 레전드 김강민 아쉬운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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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KBO 2차드래프트.
행사가 끝날 무렵 한화 이글스 4라운드 마지막 픽이 큰 파문을 일으켰다.
SSG 랜더스 원클럽맨인 백전노장 김강민 이름이 불렸기 때문이다.
자료를 주섬주섬 정리하던 손길을 멈춘 타 구단 관계자들이 웅성거렸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픽이었다.
파문은 일파만파였다.
모든 드래프트 이슈가 블랙홀 처럼 김강민의 거취로 빨려 들어갔다.
은퇴 예정 선수의 경우 비고란에 관련 표기가 있었다.
하지만 김강민은 표기 상 은퇴 예정 대상자가 아니었다.
행사 직후 SSG 측은 “은퇴를 논의중인 선수인 만큼 김강민이 지명받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최주환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을 보호선수에서 제외한 구단 기조상 김강민까지 포함할 순 없었다”고 설명했다.
어수선한 하루가 지나갔다. 드래프트 다음날 한화가 움직였다.
손혁 단장이 김강민에게 전화를 했다. 필요로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강민이 24일 오후 한화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손 단장과 면담했다. 결심이 섰다.
한화에서 현역 생활을 연장하기로 했다. 한화 이글스 선수로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됐다.
SSG랜더스에 대한 팬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사무실에 조화까지 배달될 지경이었다.
내부 자성론도 있었다. SSG의 투타를 대표하는 베테랑 김광현과 한유섬이 SNS를 통해 반발하고 나섰다.
김광현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지만, 오늘은 해야겠다.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가요 형. 아 오늘 진짜 춥네”라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한유섬도 “이게 맞는 건가요? 강민이 형 조만간 집에 쳐들어갈게요”라며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쏟아지는 비난 속 구단은 급히 내부 수습에 나섰다. 단장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SSG는 25일 ‘최근 감독 및 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센터 (구. 육성팀) 센터장으로 보직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문책성 인사조치였다.
김 단장은 결국 사직서를 제출하고 팀을 떠났다.
원클럽맨 레전드의 매끄럽지 못한 강제 이적 과정.
선수와 구단 양측 모두 잃은 게 많은 ‘마이너스 게임’이 됐다. 엇갈린 타이밍과 소통의 문제였다.
선수는 구단에 서운했다. 자존심을 다쳤기 때문이다.
시즌 후 은퇴 플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증 내년 ‘최저연봉 3000만원’ 이야기가 오갔다.
김강민은 이 부분에 대해 무척 속상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연봉 1억6000만원에서 무려 81%가 삭감된 금액. 자존심 차원의 문제로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문제의 ‘최저연봉 3000만원’ 이야기는 왜 나왔던 것일까.
SSG도 할 말은 있다. 꽉 찬 ‘샐러리캡’을 이유로 들었다. 최저 연봉은 은퇴를 전제로 한 이야기일 뿐이었다는 항변.
SSG 측은 “이번 시즌 중 김강민 선수가 (김원형) 감독님을 통해 은퇴 의사를 피력했다.
내년 시즌 중 은퇴를 전제로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그렇다면 최저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전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저연봉 3000만원을 받는 선수는 샐러리캡을 정하는 40명의 선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어차피 시즌 중 은퇴 계획이 있는 선수니 만큼 내년 연봉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