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듀오 상대팀으로 만나고 싶지 않다
FA 듀오 상대팀으로 만나고 싶지 않다
“상대팀 선수로 만나고 싶지 않다”
롯데 셋업맨 구승민(33)이 ‘FA 듀오’가 반드시 거인 군단에 잔류하기를 바랐다.
롯데는 올 시즌 종료 후 전준우(37)와 안치홍(33) 등 베테랑 타자 2명이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다.
이들은 이미 한 차례 FA 계약을 맺었던 선수들로 생애 두 번째 FA를 앞두고 있다.
2019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한 전준우는 롯데와 4년 총액 34억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2020년 타율 .279 26홈런 96타점, 2021년 타율 .348 7홈런 92타점, 2022년 타율 .304 11홈런 68타점을 기록한데 이어
올 시즌에도 타율 .312 17홈런 77타점을 마크하면서 롯데 타선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임을 또 한번 증명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한 안치홍은 롯데와 2+2년 최대 56억원에 계약을 체결하고 거인 군단에 합류했다.
2020년 타율 .286 8홈런 54타점, 2021년 타율 .306 10홈런 82타점, 2022년 타율 .284 14홈런 58타점을 기록한
안치홍은 올해 타율 .292 8홈런 63타점을 남기면서 꾸준함의 대명사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이미 롯데도 이들의 잔류를 계획하고 있다.
이강훈 롯데 대표이사는 “전준우와 안치홍은 야수 포지션에서 꼭 필요한 선수들이고 성적 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모범이 되는 선수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들과 함께 동료로 뛰었던 셋업맨 구승민의 마음도 똑같다.
구승민은 “두 선수 모두 정말 필요하다”라면서 “(전)준우 형과 (안)치홍이가 타석에 나오면 기대감이 크다.
준우 형과 치홍이를 상대팀 선수로 만나고 싶지 않다. 상무 시절에 경찰청 선수로 상대를 해봤다.
두 선수에게 약했다. 우리 팀에 꼭 있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연 롯데가 구승민의 바람대로 전준우와 안치홍을 모두 눌러 앉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승민은 올해 67경기에 등판, 2승 6패 3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하면서
KBO 리그 역대 두 번째이자 구단 최초로 4년 연속 20홀드를 수확했고 롯데 역사상 처음으로 통산 100홀드 고지를 밟는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구승민은 “항상 60경기 등판을 생각하고 있다. 나머지 기록은 따라올 것”이라고 개인 기록에 큰 욕심을 두지 않을 것임을 말했다.
롯데는 올해 정규시즌 7위에 그치면서 또 한번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승리에 목마른 롯데는 ‘명장’ 김태형 감독과 전격 계약을 맺으면서 새 출발에 나서고 있다.
구승민은 24일 김태형 감독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 롯데호텔을 찾았는데 마침 엘리베이터에서 김태형 감독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팔 괜찮냐”는 김태형 감독의 말에 구승민은 “괜찮습니다. 잘 쉬고 있습니다”고 답했다.
구승민이 느낀 김태형 감독의 첫 인상은 어땠을까. “감독님이 인상도 좋으시고 먼저 인사도 해주셨다”라는 것이 구승민의 말이다.
마침 구승민은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미 이강훈 대표이사와 김태형 감독도 구승민의 잔류를 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구승민은 “대표이사님과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신 것 자체가 감사하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은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FA를 의식하지 않고 내년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임을 다짐했다.
무엇보다 그는 팀의 셋업맨으로서 ‘계산이 서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구승민은 “감독님이 계산이 설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