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승 세리머니 캡틴은 2군에 있는 부상 동료까지 챙겼다
LG 우승 세리머니 캡틴은 2군에 있는 부상 동료까지 챙겼다
비록 우승 세리머니 현장에는 함께하지 못하지만, 주장은 한 시즌 동안 동고동락했던 동료를 떠올렸다.
LG 트윈스의 캡틴 오지환(33)은 올 시즌 불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팀 동료 함덕주(28)를 잊지 않았다.
LG 트윈스가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3일 확정했다.
매직넘버 계산 대상이었던 2위 KT 위즈와 3위 NC 다이노스가 3일 경기에서 나란히 패배하면서 LG의 매직넘버 ‘1’이 소멸됐다.
이날 경기가 없었던 LG 선수들은 4일부터 사직야구장에서 치르는 롯데 자이언츠와 2연전을 위해 부산으로 이동 중이었다.
그리고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거의 부산에 도착하기 직전, 우승 확정 소식을 전해 들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LG의 우승이 확정되자 선수단 버스 안에서는 ‘주장’ 오지환과 ‘베테랑’
김현수를 중심으로 선수들 모두 크게 환호하며 기뻐했다는 전언이다.
만약 LG가 이날 경기를 치렀다면 경기장에서 팬들과 함께 정규시즌 우승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었을 터.
하지만 버스에서 앉은 채로 우승의 감격을 누릴 수밖에 없었다. 팬들은 우스갯소리로 ‘우승 당했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LG의 우승 공식 행사는 4일 열릴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4일 롯데와 원정 경기를 마친 뒤 1부 행사로 우승 티와 우승 모자를 쓰고 현수막과
함께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것”이라면서 “2부 행사로는 선수단 숙소로 이동해 샴페인 등 공식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함덕주는 현재 팔꿈치 부상으로 정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 채 2군에서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사령탑인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9월 20일 함덕주의 부상 소식을 전하면서 “팔꿈치에 염증이 남아 있어 남은 정규 시즌 등판은 어려울 것 같다.
일단 무리시키지 않는 게 그나마 포스트시즌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푹 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함덕주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완벽 부활 스토리를 썼다.
올 시즌 4승 무패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총 55⅔이닝 동안 32피안타(1피홈런) 22볼넷 59탈삼진 12실점(10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7, 피안타율 0.165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LG의 기존 필승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불펜의 버팀목 역할을 제대로 해낸 게 함덕주였다.
그런 함덕주를 ‘캡틴’ 오지환은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직접 우승 세리머니 현장에서는 함께하지 못하지만, 그의 유니폼이라도 함께하며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이제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한 LG는 팬들의 숙원인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LG는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
염경엽 감독은 우승 확정 후 “첫 번째로 1년 동안 많은 원정도 와주시고,
홈에서도 열렬히 응원해주신 팬분들 덕분에 29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한 것 같다.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뒤 “첫 번째 목표인 정규 시즌 우승을 달성해 정말 기쁘다.
이제 가장 큰 목표이자 두 번째 목표인 한국시리즈가 남아있다.
지금부터 휴식과 훈련 계획을 잘 짜고 준비를 잘해서 마지막까지 우리가 웃을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오지환도 “29년 만에 정규 리그 우승은 우리 선수단과 프런트, 팬들이 함께 만들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승까지 오면서 감사한 분들이 너무나 많다.
우선 감독님과 코치님들 그리고 하나로 똘똘 뭉쳐 좋은 경기를 펼쳐준 우리 선수들,
뒤에서 지원을 해주신 프런트 분들, 마지막으로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모든 팬분들께 선수단
대표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29년 만에 정규 리그 우승도 벅찬 순간이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모두가
염원하는 통합 우승을 이루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믿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하며 한국시리즈를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