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기아 군단 ; KIA 선수단은 11일 오후 구단 버스에 몸을 실었다. 행선지는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 이날 잠실에서 열리는 LG-KT전 결과에 따라 이동 혹은 잔류를 결정한다.
이날 KT 승패에 따라 와일드카드결정전 파트너가 결정된다.
KT가 승리를 따내 준플레이오프 직행(3위)를 확정하면, 12일 열릴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KIA는 이날 투숙한 호텔에 여장을 풀고 WC를 치르면 된다.
만약 KT가 패하면 WC는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13일 플레이 볼한다. KIA도 12일 수원으로 이동해 WC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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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복잡하지만, 목표는 같다. 주장 중책을 맡아 악전고투 끝에 WC 진출을 견인한 김선빈은
“5위 팀이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한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 선수들 모두 하나 돼 뚜렷한
목표를 갖고 플레이하면 새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2015년 도입한 WC는
4위팀이 1승을 안고 두 경기를 치른다. 5위팀이 1차전을 이겨야 2차전이 열리는 방식이다.
KIA는 2016년과 2018년 WC를 경험했다. 2016년에는 헥터 노에시를 앞세워
1차전을 제압했지만, 2차전에서 LG 류제국의 역투에 막혀 WC 사상 첫 업셋에 실패했다.
2016년 KIA와 LG의 WC 1, 2차전은 2010년대 중후반 포스트시즌 최고 명승부로 꼽힌다.
김선빈은 “단기전은 분위기가 중요하다. 팀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선수단이 똘똘 뭉치도록 하겠다”고 결의했다.
김선빈과 최형우, 나성범은 우승을 경험했고, 포수 박동원도 수 차례 가을무대를 밟았다.
타선에 키를 쥔 베테랑들이 포스트시즌 경험을 했다는 게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에이스 양현종과 사이드암 투수 박준표, 오른손 필승조 장현식 등도 가을야구 경험이 있다.
젊은 선수들의 심박수를 베테랑들이 적절히 조절해주면 사상 첫 업셋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KT 위즈 선수단이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NC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포스트시즌 출정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상대가 어디든 KIA로서는 호재다. KT가 정규시즌 최종일에 4위를 결정하면, 휴식이 하루뿐이다.
심리적 상실감에 체력저하가 한꺼번에 밀려올 수 있다. 발목 부상을 이겨낸 박병호가 돌아왔지만, 정상 출격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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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투수들도 지친 상태여서, 정규시즌 때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KT가 시즌 최종전에 ‘올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초조하게 3위 결정전을 지켜보는 키움도 마운드 사정이 녹록지 않다.
안우진이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출격한 탓에 휴식이 충분치 않다.
에릭 요키시가 나서는 1차전을 패하면, 안우진이 나흘 휴식 후 등판해야 한다.
베테랑보다 체력회복 속도가 빠르더라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정후를 제외하고는 타선 응집력이 떨어지는 점도 키움에 부담이다.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이 8일 2022KBO리그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의 시즌 최종전
7회말 무사 2루 위기에서 강승호를 삼진, 페르난데스를 내야땅볼, 4번타자 김재환을 삼진처리하며 환호하고 있다.
사상 첫 WC 업셋을 꿈꾸는 KIA는 “준플레이오프는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말로 결사항전을 예고했다.
충분히 쉰 왼손 선발 사총사를 1+1 형태로 묶어 릴레이 출격하는 게 기본 구성이다.
일단 업셋을 해야 다음 무대에 오를 수 있어, 2연승 외에는 어떤 계산도 하지 않은 상태다.
충격의 ‘광탈’로 남은 2018년 WC 아쉬움을 털어내고 KBO리그 가을잔치에 새 역사를 쓰려는 KIA의 의지가 이미 가을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