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에이스 ‘몰락한 삼성’ 승리공식 증명
이방인 에이스 ‘몰락한 삼성’ 승리공식 증명
프로야구 역사에서 몇 안 되는 ‘왕조 시절’을 경험한 삼성 라이온즈. 그렇기에 올 시즌 부진은 더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투타의 동반 난조. 그렇기에 119구 혼신의 역투를 펼친 외국인 에이스가 더 고맙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데이비드 뷰캐넌(34)은 1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9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1실점 완투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31승 49패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9위 키움 히어로즈와 승차는 5경기이고 여전히 많은 숙제가 남아 있는 삼성이지만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그것도 올 시즌 6전 전패를 당했던 KIA를 상대로 거둔 승리가 더욱 뜻깊은 결과였다.
반면 KIA는 연승 행진이 6경기에서 마감됐다. 36승 39패 1무를 기록한 KIA는 6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5위 롯데 자이언츠와는 1경기 차이다.
삼성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ERA) 4.56로 최하위, 팀 타율 0.252로 9위에 머물고 있다. 삼성이 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를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수치다
쉽게 말해 타선은 침체돼 있고 투수진은 불안한 총체적 난국이다.
확실한 선발 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쳐줄 때는 이야기가 달랐다. 7월 삼성은 9경기에서 4승 5패를 기록했는데 선발 투수들이 무너질 때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그렇기에 전반기 마지막 선발 투수로 낙점된 뷰캐넌의 어깨가 더욱 무거웠다. KIA전 전패 중이었기에 더욱 부담이 심할 법했다.
그럼에도 뷰캐넌은 4일 휴식 후에도 자진 등판했을 만큼 팀에 승리를 안기고픈 마음이 컸다.
1회말 최원준에게 안타를 내주고도 침착히 병살타를 유도해 주자를 삭제시켰고 부상 복귀 후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는 나성범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2회도 무사히 마친 뷰캐넌에게 행운이 따랐다. 3회초 2사 1루에서 호세 피렐라가 투수 앞 땅볼을 치고 1루로 달렸다.
이 때 3피트 라인 안으로 뛰었으나 양현종의 송구가 애초에 벗어났다는 판단 하에 투수 실책을 선언했다. 공이 빠진 사이 1루
주자는 2루를 거쳐 3루까지 밟았다. 흥분한 김종국 KIA 감독이 항의했고 퇴장을 당하며 KIA의 분위기는 어수선해졌다. 포일까지 나오며 결국 삼성이 선제점을 챙겼다.
팀 타선에 많은 점수를 기대할 수 없기에 뷰캐넌은 리드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더욱 힘차게 공을 뿌렸다.
3회말을 시작으로 9회말 1사까지 단 하나의 안타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유격수 실책으로 나성범이 1루를 밟은 게 전부였다.
최고 시속 150㎞를 웃도는 속구를 앞세워 컷패스트볼(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뿌렸다. 결정구도 다양했다.
체인지업으로 4개, 커터로 3개, 커브로 하나의 삼진을 잡아냈다.
그 사이 타선은 더욱 힘을 냈다. 4회초 최근 KIA에서 트레이드로 옮겨온 류지혁이 선두 타자 안타로 출루했고 1사에서 김재성이
우월 투런 홈런으로 힘을 보탰다. 8회초에도 류지혁의 선두 타자 안타로 시작해 희생번트, 볼넷에 김동진의 쐐기 1타점 적시타가 나왔다.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