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또 떠났다 얄궂은 베테랑의 운명
친정팀 또 떠났다 얄궂은 베테랑의 운명
한화가 포기 못하는 골글 2루수 정은원 내년에 잘할 것
“오선진 선수가 빠져나갔어요. 너무 미안하죠.”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던 베테랑은 2년 만에 다시 친정팀에 복귀했다.
그러나 단 한 시즌을 뛰고는 다시 짐을 쌌다. 베테랑을 떠나보낸 손혁(50) 한화 이글스 단장은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손혁 단장은 22일 열린 2023 KBO 2차 드래프트를 마친 뒤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아가 “가서 건강하게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상황은 이랬다. 2차 드래프트에서 2순위 지명권을 얻은 한화는 1라운드에서 투수 이상규,
2라운드를 패스한 뒤 3라운드에서 또 다른 투수 배민서를 영입했다.
하위 3팀에만 주어지는 특별 추가 지명에서 한화는 4라운드 지명권을 SSG 랜더스 외야수 김강민(41)에게 사용했다.
김강민은 프로에서 22시즌을 뛴 베테랑으로 지난해에도 팀의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올 시즌 부상이 겹치며 많은 경기에 나서진 못했으나 SSG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로 구단도 향후 은퇴할 경우 은퇴경기 등에 대해 그와 얘기를 나누곤 했다.
그런 그를 한화가 지명했다.
한화도 3라운드까진 그를 쳐다보지 않았지만 누구도 데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SSG의 안일함은 독이 됐다.
한화는 4라운드에서 단 1억 원에 김강민을 데려왔다.
손혁 단장은 김강민을 품게 된 이유에 대해 한참 동안 설명을 했다.
그러나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것 같았다.
오랫동안 정이 든 팀을 떠날 선수가 마음에 걸렸을 수 있다.
실제로 한화도 그런 선수를 떠나보냈기 때문이다.
바로 내야수 오선진이다.
2008년 한화에서 데뷔해 단 2시즌을 제외하고는 줄곧 한화 유니폼을 입었던 그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로 돌아온 오선진이다.
2년 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시절 이성곤과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으나 1+1년 최대 4억 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친정팀에 복귀했다.
시즌 개막 전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수베로 전 감독은 “오선진을 트레이드로 보냈던 건 나의 실수”라고 인정했다.
수베로 전 감독은 오선진의 많은 경험이 어린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선진 뿐 아니라 한화는 올 시즌 FA로 영입한 채은성 등의 효과로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안치홍의 FA 계약, 정우람의 플레잉 코치 계약에 이어 이날 김강민을 데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거 2차 드래프트 때와 달리 보호선수 인원이 40명에서 35명으로 줄었고 한화도 결단을 내려야 했다.
SSG와 마찬가지로 팀을 떠나지 않길 바라는 선수지만 35명 안에 포함시킬 수 없었다.
그 결과 오선진은 롯데 자이언츠의 2순위 지명을 받고 팀에 연봉(1억 원)보다 많은 양도금 3억 원을 남긴 채 다시 짐을 싸야 했다.
‘원클럽맨’이 되고 싶었던 선수지만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말년에 2번째 이적을 하게 된 오선진이다.
아쉬운 마음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본인에겐 반등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한화에서 큰 활약을 보이지 못하던 오선진은 삼성 이적 후 2번째 시즌 타율 0.276으로 반등했고 다시 한화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선진의 롯데행은 선수 생활 막바지에 다시 찾아온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내야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해 활용도도 높다.
2차 드래프트 후 스타뉴스와 통화한 박준혁 롯데 단장은 “수비를 강화하는 게 (2차 드래프트의) 핵심이다.
오선진의 경우 내야 전 포지션에 다 설 수 있을 정도로 안정감을 가진 선수”라며 “그래서 시즌을 운영하면서 내야 포지션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전 선수들이 풀타임을 뛰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상황이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충분이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돼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